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 로맹 가리
오랜만에 단편집을 읽었다. 내가 읽었던 단편집들은 모두 우리나라와 일본의 것들 이였는데 유럽작가의 단편집은 처음 본다. 사실 단편집이라고 알고 구입한 책은 아니었다. 다른 책들을 주문할 때 책이 주는 제목의 아름다움에 반해 구입하였음을 미리 고백해둬야겠다.
내가 가장 충격적으로 본 것은 ‘벽’이다. 짧지만 가장 강렬했고 그 한 번의 반전이 ‘로맹 가리’라는 이름을 내 기억 속에 확실히 남게 했다. 나를 포함한 인간 전체가 불쌍했다. 때로는 용기가 없어서 때로는 체면 때문에 때로는 오해로 비롯되어 엇갈려 가는 인생들의 비참함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듯 했다. ‘류트’를 읽고 《반짝반짝 빛나는》이 생각났다. 두이야기 다 동성연애자인 남편을 감내하는 여자의 이야기이지만 버티게 하는 원동력은 다르다. 하나는 사랑, 다른 하나는 사회적인 욕망. 아니 두 번째 욕망도 어쩌면 사랑 이였을지도 모른다. ’영웅적 행위에 대해 말하자면‘ ’도대체 순수는 어디에‘ 두 편은 마음 놓고 쉽게 웃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나머지 몇 편은 좀 어렵기도 하다. 민족 간의 차이라든지, 사회상이라든지, 비둘기가 왜 마차를 몰아야하고 그것을 이해 할 수 없는 사람마저도 비둘기가 되는 좀 어려운 이야기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어디까지 읽고 어디까지 생각을 해야 하는지는 차이가 있겠지만. 훌륭한 작가라고 100% 다 좋아할 수는 없다. 좋은 음반도 맘에 걸리는 곡이 몇 곡 있기 마련 아니겠는가.
로맹 가리 (Romain Gary) - 1914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1980년 파리에서 '결전의 날'이라는 짤막한 유서를 남기고, 1년 전 자살한 아내의 뒤를 이어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한 프랑스 소설가.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도 알려져 있다.
파리에서 법학을 공부한 그는 공군학교의 사격교관으로 활동하고, 프랑스 비행중대 대위로서 영국,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등의 전쟁에 참전한 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 후 외무부에 들어가 유럽과 아메리카 여러 나라의 외교관, 국제연합의 대변인으로 일하다가 1961년 외교관직을 떠난 후 미국 출판물에 글을 기고하면서 세계를 떠돌았다.
<유럽의 교육>은 참전 중에 쓴 첫 소설로 1945년 비평가 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1945년에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 상을 받은 데 이어 1975년 <자기 앞의 생>을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발표해 또 한 번 공쿠르 상을 수상함으로써 평단에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자신의 시나리오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와 「살인」이라는 두 편의 영화를 만든 후, 영화 「슬픔이여, 안녕」, 「네 멋대로 해라」의 여배우 진 세버그와 결혼하여 8년만에 이혼했다. <젱키스콘의 춤>, <커다란 탈의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엘 양>, <새벽의 약속>, <여인의 빛>, <연들> 등 30여 편의 소설, 희곡, 에세이를 발표했다.
출처 : 알라딘
(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4064 )
크리스마스라고 남들은 칼퇴근을 하여 저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기 바쁘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늘저녁 나는 혼자 퇴근하지 못하고 사무실에 앉아있다. 일하고 있는 게 아니라 독서하고 있다. 짜증나게 막히는 길도 싫고 사람에게 떠밀려 내가 타고자하는 전철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도 싫다. 친애하는 미쓰송이 기프티콘으로 스타벅스 카라멜마끼아또를 보내줘서 그것과 함께 했다. 맥도날드가 근처에 없는 건 최악이지만 스타벅스가 바로 옆 건물인 건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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