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도 쓸쓸히 혼자 보내는 많은 독거노인(?)들에게 격려를 보내며...
사랑과 연애의 달인이라... 이 책을 읽으면 내일부터는 사랑의 달인이 되는 걸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책을 구입하였다. 사실 에로라는 말 자체가 주는 끈적끈적함을 기대했을 수도 있다. 책을 읽는데 인간이 가장 재미있어하는 화제중의 하나인 성(性)에 관한 주제가 들어있다면 책장이 한 번에 다섯 페이지씩 넘어가지 않겠는가?
뭐 어쨌거나 껍데기 좌측날개의 작가 소개부터 심상치 않다. 거칠고 급하다는 1960년생 인생선배님의 고결한 사랑의 기술들을 배우기 시작했다.
‘옳거니’ 하면서 무릎을 쳐가며 작가의 기술들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각양각색의 사랑이 있으나 원리를 꿰뚫고 있다고나 할까.
물질에 얽매이는 한 가지 기술로 전락한 사랑,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며 자란 세대들의 삐뚤어진 이성관, 체념과 집요함속에 헤매는 사람들의 심리, 어찌 보면 배운다는 말 보다 살아오면서 느끼는 점들을 잘 정리해둔 복습과도 같은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몇 가지 이야기를 올리고 가자면
사랑은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 소유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느닷없이 어떤 인연의 장이 깨어졌다면, 그 어긋남이 야기하는 번뇌는 양쪽 다 짊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나를 버리고 떠난 님을 향해 내가 복수심에 불탈 필요가 없다. 만약 내가 사랑한 그 대상이 나와는 전혀 다른, 그래서 진정 자신의 삶을 바꿔 줄 존재를 만났다면, 마땅히 축하를 해줘야 한다(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이건 “쿨한‘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니 가서 팔자 고칠 곳 있으면 언제든지 떠나라‘라고 말하는 것과 같겠다. 그래 가서 팔자 고치고 행복하거라! 혼자 살다 죽더라도 그런 고급팔자보다 못한 게 뭐에 있으리.
“쿨하다”는 건 “스스로 얼어 죽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쿨하게 꺼져줘‘ 서로를 위하는 고견일 수도 있다. 허나 그 시초는 자기 자신만 알고 편하고자 하는 탐욕스러운 말에서 출발 하는 것 아니겠나. 쿨이란 단어는 부채를 없애겠다는 말과 같다. 쿨하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말자. 뒤끝 있는 사람이야 말로 고마움을 알고 진정 쿨한사람 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거절당하기 싫으면 먼저 거절하라”. 영화「동사서독」의 유명한 대사다.
거절당하는 쪽이나 거절하는 쪽이나 서로 힘들긴 마찬가지 아닐까? 매뉴얼대로 움직여 진행되어온 기능적인 사랑이 아니라면 말이다. 몸살이 걸리면 며칠 아파야한다. 특효약은 없다. 갖은 처방을 해도 큰 효과는 없다. 헤어짐은 몸살과 같이 받아들이고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다. 지름길은 없다.
솔직히 사랑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동조하지 못하겠다. 현상에 대한 서술은 좋으나 주장에 대해 공감을 하기엔 내 내공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공부를 많이 해서 사랑에 성공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아직도 내가 부러워하는 모델은 60이 되어도 나란히 시장에 사이좋게 다녀오는 노부부들이다. 담담하게 노년을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을 보면 배려? 사랑? 공부? 돈? 이런 것 말고 내가 노력해야할 다른 것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비록 인간성이 모자라 아직 한참 멀었지만 느끼다 보면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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