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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27 바다의 선인 / 이토야마 아키코 3


고독한 삶을 돌아보게 하는 작지만 큰 이야기

내가 이 책을 처음본건 일 년 전이였다. 그때는 《대망》을 제외한 어떠한 책도 읽지 않고 있었다. 《대망》을 읽은 것은 삼국지와 같은 역사와 연관되어 있는 웅장한 스케일에 이끌려 보게 되었고 역사물이 아닌 다른 어떠한 것도 가치가 없다고 느끼고 보지 않고 있었다. 권유에 의해 꾸역꾸역 보긴 했지만, 그때 봤던 책 몇 권중에는 제일 느낌 좋게 보았었다.

세월은 일 년이 지났고 차가 뒤에서 들이받는 교통사고가 있었던 얼마 후 자전거를 처분하고 별다른 취미 없이 지내다가 책을 들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시작한 처음부터 이 책을 읽고 싶었다. 그리고 읽어야 할 타이밍을 생각하며 이 책을 묵혀두고 있었다. 구입한 새 책을 읽지도 않고 누굴 먼저 빌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어렵게 《사막》을 읽고 나서 나 자신에게 ‘이걸 읽어!’라며 선물을 했다. 아침 출근길에 집어 들고 저녁에 정혜영추리닝과 술 한 잔 하고 돌아오는 전철에서 읽기를 마쳤다.

어렸을 적에 누나와의 근친관계를 가족에게 들킨 주인공 코노우는 할머니 댁에서 자라게 된다. 성인이 되어 백화점에 근무 하게 된 코노우는 어렸을 적 그런 일들의 강박관념을 이기지 못하고 이성적으로 차단된 삶을 살게 된다. 주인공은 복권에 당첨되어 쓰루가에 아파트를 얻어 세를 놓고 그 수익으로 생활도 하고 기부도 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살게 된다.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며 세월을 보내고 있던 코노우에게 판타지라는 신(神)이라고 하지만 신 같지 않은 존재가 다가오게 된다. 그런 판타지가 연결시켜주는 연상의 여인 카린과 사랑하게 되며 오랜 기간 사귄 후 결혼의 문전에서 자신의 과거 및 성적 결함 때문에 그 관계를 놓치게 된다. 카린은 결국 암으로 죽고 되고, 그녀를 위해 아무것도하지 못했던 자기 자신을 자책하며 쓰루가의 바다에 돌아가 첼로를 연주하며 예전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런 그를 백화점에서 근무할 때부터 좋아하던 여인 카타기리는 돌고 돌던 인연의 끈을 바로 잡고자 번개를 맞고 실명한 그에게 다가간다.

1. 판타지가 연결시킨 카린은 코노우에게 선물인가 악연인가.
가슴 아프기 때문에 오지 말아야 할 인연은 없다. 인생은 어느 순간을 살더라도 가슴 아프고 고독하다. 카린은 죽고 주인공은 자책하며 괴로워 하지만 괴로움을 받은 크기만큼 그녀가 주고 간 많은 이야기들과 행복이 있다.

2. 고독이란.....
어느 순간부터 본문을 적는 일은 없지만 고독이란 건 원래 마음의 윤곽이 아닐까? 외부와의 관계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존재 방식. 짊어지고 가지 않으면 안 될 최소한의 짐 같은 거. 고독은 어찌어찌해서 고독한 것이 아니다. 숨 쉬는 대가로 당연히 고독을 얻을 수밖에 없다.

3. 소라껍질
소라게가 커가게 되면 불어난 몸집에 맞는 더 큰 소라껍질을 찾게 되고 이사를 한다. 필요 없다고 하여 버리고 간 아무데도 쓸 곳이 없는 소라껍질도 키타기리에게는 8년을 못 만난 코우에게 다가가는 열쇠가 된다. 참고로 말하면 과거에 연연하게 되는 물건과 과거에 감사하게 되는 어려운 판단을 신중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라게가 버리고 간 소라껍질은 어떤 의미일까?

4. 음악과 건축
《더티워크》는 음악을,《바다에서 기다리다》는 건축에 연관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주택설비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작가의 경험이 이 책에도 나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카린을 외지로 뱅뱅 회전시키고 만다. 팻 매시니나 탐 웨이츠같은 음악을 작가는 좋아하며 에어로 스미스를 천박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팻 매시니의 할로우바디 기타에서 나오는 퓨전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5. 알 수 없는 끝의 밋밋함
맞다 이 이야기는 끝을 이렇게 써야 맞는 거다. 그 이후의 상황을 어떠한 이야기를 써놓더라도 용두사미‘베토벤 바이러스’가 되어 버린다. 확률은 반 반 서쪽 번개구름은 어떠한 이야기를 몰고 올까 짐작 할 수가 없다.

없었다면 아무것도 아닌 삶을, 사람은 남들의 눈이 두려워서, 자기 자신의 욕망이 가득담긴 주머니 때문에, 가슴에 하나쯤은 갖고 산다는 삼천원도 아까워서, 소중하게 생각해야할 것을 버리고 만다. 고작 그 모양으로 10년도 못살고 찌글찌글해질 그 알량한 삶을 말이다. 이 책을 읽은 당신들은 카린의 동생에게 뜻하지 않은 모멸을 당할지라도, 소중한 사람을 보낼 지라도, 눈이 멀더라도 꿋꿋하게 마음의 바다에서 인생을 연주할 줄 아는 선인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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